최호 장군은 1536년(중종 31년) 경주 최씨 최치원의 15대손 최한정(崔漢禎)의 사남 중 막내로 현 전라북도 군산시 개정면 발산리에서 태어났다(臨陂縣 西三面). 아버지는 무인으로 1552년(명종 7년) 무과(武科)에 급제한 후 북방을 지키는 중요 요직을 두루 거친 유명한 노장군이었다.
장문출장(將門出將)이라 옛부터 장수 집안에 장수가 나온다고, 최호는 출생 때부터 기골이 장대하여 무골의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었다.
유소년기는 엄하신 할아버지 슬하에서 학문과 무예를 닦았었다. 그 후의 10년간은 아버지 밑에서 아버지를 도우면서 무장(武將)의 길을 닦았다.
아버지가 임기를 마치고 환고향 한 후에는 북방방위의 정로위(定虜衛)에 종5품(從五品)의 현신교위(顯信校尉)의 품계까지 이르는 무인의 길을 묵묵히 지켜왔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8년전 1574년(선조 7년) 39세에 무과병과에 급제(武科丙科 及第)하면서 중앙 무대로 진출하게 되었다.
2년 후(선조 9년, 1576) 무과 중시 갑과 제일인급제(武科 重試 甲科 第一人及第)하였는데, 무인으로서 가장 명예로운 중시 갑과에 장원급제한 실력 있는 무장이었다.
2) 임진왜란(壬辰倭亂)
임진왜란은 지금부터 413년전 선조(宣祖, 24대) 25년(1592) 임진년(壬辰年)에서 선조 30년(1597) 정유년(丁酉年) 재란 그리고 선조 31년(1598) 무술년(戊戌年) 11월까지 7년간 약 80개월에 걸친 긴 전쟁이었다.
조선 건국 200년인 평화(平和)로운 강산(江山)에 413년전 사나운 침략자 선발대군이 4월 14일 부산(釜山)에 상륙(上陸)하여 부산진 동래성을 짓밟고 16일에는 밀양(密陽)까지 진격해 왔다.
18일에는 제2군이 경주, 영천, 군위까지, 19일에는 제3군이 김해, 창원까지, 침략자 3개 군은 서울을 향하여 세 갈래 길로 진격했는데 조령, 죽령, 추풍령의 3대 천연요새는 총성 없이 뚫리었다.
왜군상륙(倭軍上陸) 급보를 받은 조정은 17일 이익(李鎰) 장군에게 침략자 격퇴를 명했으나 상주에서 패하고 전사했다. 놀랜 조정은 신립(申砬) 장군을 급파하였지만 신립 장군도 충주 탄금대에서 패하고 전사하였다.
어쩔 수 없이 임금은 왜군이 상륙한지 16일 만에 서울을 버리고(4월 30일) 긴급 피난을 떠나 5월 1일 개성에 도착하지만 이틀 후 서울이 함락(3일)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임금은 개성을 떠나 5월 6일 평양에 도착하였다.
험악한 난국에 남쪽 바다에서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의 제1차 해전 승리가 있었지만 바다의 승전고도 아랑곳없이 개성에 왜군이 진입했다는 비보에 선조는 평양조차 버리고 떠나야 할때 이순신 장군의 제2차 해전 승리가 있었다. 이번에도 해전 승전 소식도 모른 채 임금은 의주(義州)를 향하여 떠났다. 왜군상륙(倭軍上陸) 60일도 못되어 서울, 개성, 평양이 점령당했다.
임금이 서울을 버리고 떠날 때의 처참한 모습을 보면,
『4월 30일 새벽 왕은 드디어 서울을 버리고 서천의 길에 올랐다. 왕은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어두운 새벽에 세자 광해군(光海君)을 거느리고 1백여 명의 수행원을 대동하여 돈의문(서대문)을 나서서 북행길에 올랐다.』
여관(女官)들의 통곡소리 들으며 황급히 떠나는 피난길에는 임금을 지키는 호위 호종병사가 제일 중요한 문제였다. 언제 뒤쫓아 올지 모르는 왜군이 두려워 떠나는데 뒤에서 지켜주는 장수가 없이 떠날 수는 없었다. 선조는 평소 신뢰하는 노장(老將) 최호 장군에게 그 일을 부탁하였다.
이때 임금의 피난길을 뒤에서 말없이 끝까지 지켜주신 분이 우리 최호 장군이었다. 서울을 떠날 때부터 의주에 도착할 때까지 최호장군은 말없이 묵묵히 호위를 맡았기에 서울에서 개성, 개성에서 평양, 평양에서 의주까지 무사히 갈 수가 있었습니다. 그 기간이 2개월이었다.
수군은 1차 옥포에서, 2차 당항포에서, 3차 한산도에서, 4차 부산해전에서 적을 대파시킨 승전 장계가 연이어 올라와 제해권(制海權)을 장악한 승전의 기쁨이 있었지만 육전에서는 연일 위급한 급보뿐이었다.
왜군의 정예부대 고니시(小西行長)의 군이 평양성에까지 북상하여 이를 지키는 동안 가토오(加藤淸正) 군은 황해도 곡산을 거쳐 안변을 통해서 함경도 방면으로 침공하여 6월 24일 영흥에 이르고 7월 22일 두 왕자(임해군, 승화군)를 붙들었다.
한편 명나라 지원군을 의지하였지만 지원군은 평양과 해정창에서 패하고 다시 8월 1일 평양전투에서 패하는 등 겉잡을 수 없는 위기 상황이었다.
최호 장군은 서울에서 의주까지 2개월 동안 선조 일행의 서천 길을 뒤에서 지켰고 또 3개월간 의주를 지켰다. 이제는 사태가 호전되어 9월 22일 함경남도 병마절도사(咸鏡南道 兵馬節度使)로 임명받는다.
선조의 신임을 받아가며 노장(老將)은 꼭 5개월 동안 임금의 호위와 의주를 지키는데 온갖 정성을 다하였다. 그러기에 후일 1604년(선조 37년) 공신책록시 호성공신 원종공신(原從功臣)으로 추증되었다.
당시 정3품의 절충장군(折衝將軍)의 품계에 종2품(從二品)의 병마절도사는 무장으로는 최고의 직책이다.
당시 침략자 왜군은 전란기를 거쳐 군사들이 소총을 무장하고 전쟁에 익숙한 병사들이었고, 지휘하는 잔인한 호전적인 무장들은 저마다 전공(戰功)을 세우려 혈안이 되었으며, 이런 침략군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함경남도 병마절도사는 병력과 무기도 부족하고 사기도 떨어진 병졸을 이끌고 왜군의 정예부대와 맞싸우는 일은 힘겨운 일이었다.
함경도 일대의 침략군 중 가장 강한 정예부대 가토오(加藤)군의 서진(西進)을 병사를 모집 증원해가며 훈련시켜 막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호 병사는 소수의 병력으로 유격전술을 구사하여 지리에 불리한 왜군을 괴롭혔다. 가토오 군은 더 이상 진격할 수 없게 되어 최호 병사는 의주를 수호하는 어려운 일에도 큰 공을 세웠다.
오만하던 왜군도 도처에서 일어나는 의병(義兵)과 명나라 지원군의 증가 그리고 보급의 차단, 지리적 불리함과 기후의 악조건 등으로 전세가 악화되어 갔고 화의가 논의되면서 그들은 서울을 버리고 남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하였다.
선조 26년 4월 18일 1년 만에 서울이 탈환되고 10월 18개월 만에 선조는 서울로 환도하였다.
선조는 떠날 때 최호장군에게 뒷일을 부탁하였다. 최호병사(兵使)는 왜군에 의하여 쑥대밭이 된 함경도 그리고 두만강 일대의 야인(野人)들의 약탈 침범속에서 민심을 안정시키고 치안유지와 민생고 해결에 3년간 애썼다.
화의의 진행에 따라 싸움이 소강상태일 때 최호 병마절도사는 휴직을 청원하게 되었다. 전란 중에 아버지의 상을 당하였지만 전란중 병사(兵使)의 직을 떠나지 못하고 비로소 선조의 윤허(允許)를 받았다. 병마절도사 3년 만에 귀향하였다.
고향에 돌아온 최호 장군은 정성껏 시묘(侍墓)생활을 하였다. 최호 장군은 효자 중의 효자이었다.
그러나 정유재란(丁酉再亂)이 일어나기 10개월전 기복출사(起復出仕; 상복기를 마치기 전에 벼슬에 나오게 하는 것)를 명받았다.
충청도 수군절도사를 명받았는데, 정3품의 절충장군에 정3품직의 수사(水使)이다. 최호 장군은 충청도 수사 부임 3개월에 전란에 허덕이는 민심을 선동하여 이몽학(李夢鶴)이 충청도 부여군 홍산(鴻山)에서 난리를 일으켰다. 1596년(선조 29년) 7월 7일 도탄에 빠진 나라를 더욱 어지럽게 한 난리를 신속히 평정하는데 최호 수사는 큰 공을 세웠다.
당시의 재상 유성룡의 찬사의 유시(遺詩)나 1604년(선조 37년) 공시책록시 청난공신(淸難二等功臣)으로 추증(追贈)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이순신 통제사와는 11개월, 그때는 해전이 단 한번도 없었다. 이순신 장군의 1차, 2차, 3차, 4차 부산포 해전까지 4개월간의 해전승리로 그 이후는 왜의 수군이 근접을 피하여 남해에서 해전이 없었다.
1597년(선조 30년) 2월 26일 이순신 통제사가 모함을 받아 삭탈관직 당하고 서울로 압송 당한 후 원균(元均)은 통제사 임명을 받았지만 연합함대의 사기는 예전과 달랐다.
원균 삼도 수군통제사는 7월 6일 적의 수군 6백여 척의 내침에 독전(督戰)을 받아 부산 앞바다에 출격하였지만 적의 치밀한 육군 수군의 총공격과 작전 지휘의 혼란으로 서생포 가덕도에서 크게 손상을 입고 세(勢)가 불리(不利)하여 거제도 본섬과 부속섬 칠전도 사이에 있는 칠전량(漆川梁)에서 정박하게 되었다.
7월 16일 새벽 사기 충전한 적 수군의 총공격의 기습을 받아 연합함대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참패를 당하였다. 선봉장 충청수사 최호 장군은 용전분투 최후까지 싸웠지만 중과부적으로 집중포화의 공격을 받아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이 싸움에서 역전의 용장 최호 수사를 비롯하여 전라우수사 이억기, 조방장, 배홍립 등 다수의 장수들이 순국하였다. 다만 경상우수사 배설만이 12척을 이끌고 한산도로 빠져나갔다.
후일 선조는 최호 장군의 전사 소식을 듣고 낙루(落淚)하면서 예관(禮官)을 보내어 정중하게 치제(致祭)하도록 제문(祭文)을 지어 보냈다. 임란이 끝난 6년 후 1604년(선조 37년) 공신책록에서 『이몽학의 난』 평정의 공신으로 청난공신(淸難功臣) 이등공신(二等功臣)으로 책록되었고, 정2품의 자헌대부(資憲大夫)에 병조판서(兵曹判書) 의금부사(義禁府事)로 추증(追贈)되었으며, 계성군(鷄城君)으로 봉군(封君)되면서 충원공(忠元公)의 시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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